1차원이 되고 싶어 후기 박상영
장르 : 로맨스, 성장, 드라마
읽은 기간 : 2026.09.16~2026.09.17
쪽 수 : 412p
추천 여부 :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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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짝사랑 해보신 적 있습니까? 저는 있습니다.
박상영 작가님 책은 <대도시의 사랑법> 밖에 안 읽어봤고 그 이후 읽은 두번째 작품이 <1차원이 되고 싶어>인데 이 작가님 책을 읽고 난 이후 느끼는 공통점은 너무 현실에 있을 법한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라 몰입이 참 쉽다는 거다.
그만큼 장단점이 확실한데, 몰입이 쉽다는 건 등장인물들이 행동들이 전부 이해가 되고 나 또한 그 속에 감화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이 후 벌어질 이야기들이 판타지·SF 장르나 스릴러 장르처럼 큰 볼륨을 두고 바뀌는 게 아니라 잔잔하게 바뀜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행동과 말에 따라 상처를 받고 힘들어진다.
개인적으로 <대도시의 사랑법>보다 <1차원이 되고 싶어>가 더 몰입이 되고 힘들었는데 아마 이건 내가 거쳐온 과거와 학창시절의 기억들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 싶다. 특히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어디 하나 이해 안 되는 구석 없이 전부 이해가 가고 아프고 시리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전부 10대이기 때문에 그만큼 순수하고 솔직한 사랑을 하는데 그 만큼 감정도 자신에 대한 자아도 미성숙한 시기라 나에 대해 탐구하기 더 바빠서 타인에게 그것이 상처가 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입힌다.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해주는 것이 고마운 일인지 모르고.
아무튼... 오랜만에 상처 입은 소설 잘 읽었다.
앞에 괄호체만 좀 참으면 정말 재밌었고 추천하고 짝사랑 한 번이라도 해봤으면 상황이 너무 공감가는 것들이 있어서 힘들다. 그리고 나는 정말 모든 인물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더 이상 안 아렸으면 좋겠다.
내가 진짜 아팠던 애는 태리. 얘가 진짜 너무 생각 할 수록 힘듬.
그때. 그 눈물의 시간을 통해 무늬는 진심이라는 감정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어떤 형체가 실은 매우 연약하다는 진리를 배웠다.
이따금 샘물처럼 솟아나, 쓰나미처럼 내 마음을 덮치는 생각들. 나의 마음은 지금 어디에 와 있고, 윤도의 마음은 또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가. 나는 왜 이토록 윤도를 갈망하며, 그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싶어하는가. 갈수록 짙어지고 검어지는 마음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 씩 가라앉았다가 다시 솟아오르는 감정의 요동을 겪던 나는 잊을 수 없는 뜨거운 여름을 맞았다.
내가 알고 있는 윤도의 세계는 얼마나 단편적이었는지, 내 비밀의 무게에 짓눌려 남들도 자신 못의 비밀을 짊어지고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짐작도 하지 못할 만큼 나는 어렸고, 어리석었다.
"그럼, 우리 1차원의 세계에 머무르자."
네 말을 이해할 수 없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너와 나라는 점,그두 개의 점을 견고하게 잇는 선분만이 존재하는, 1차원의 세계 말이야. 지금도 방안에 누워 천장을 바라볼 때면 너를 생각해 숨막히게 나 를 짓누르던 너의 질량과 그 무게가 주던 위안을 기억해.
나는 마치 미라처럼, 혹은 소금 기둥처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말라붙어가는 기분이었는데,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에 맞게 커가고 있었다. 나만 빼고 모두가 자신의 속도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게 마땅할까, 믿지 않는 게 좋다는 걸 알지만 나는 자꾸만 그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고 싶어진다. 번번이 실망 하게 될 걸 알면서도 바보같이 또 기대를 하고 마는 나를 더 미워하게 된다.
너이기 때문에, 그 어려운 일이 가능한 것 아닐까. 네 목소리로 들으면 무슨 얘기든 재밌고, 너를 보고 있으면 네가 아주 나쁜 일을 저 컬러도 이해해줄 수 있을 것만 같거든. 나는 언제든 너라는 세계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은데, 너는 어떨까. 너를 항해 쏟아져 버릴 듯 차오른 내 마음 을 이해해줄 준비가 되어 있을까.
역시나, 무리겠지. 너에게 난 영영 이해할 수 없는 세계일 테니까.
나는 윤도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주제에 내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존재를 감각해줘서, 나를 나로서 좋아해줘서,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기억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그 시절 의 내가 간절히 유기하고 싶었던 것은 네가 아니라 나였다고. 네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뻔히 알면서 그 차가운 곳에 너를 떠민 채 나 홀로 도망쳐버려서, 그로 말미암아 영원히 그 자리에 너와 나를 머물 게 만들어버려서. 정말로, 정말로 미안하다고.
그 말을 할 수 있을까. 내가 감히 그런 말을 해도 될까. 이런 내가 감히 너를 똑바로 마주봐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