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의 시선 후기 김민서
장르 : 성장
출시일 : 2024.04.26
쪽 수 : 220
추천 여부 :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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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청소년 문학상을 받았다고 하고, 트위터 독서계들이 자주 언급이 나오길래 궁금해서 강원도 여행 도중에 읽었다가 너무 재밌고 잘 읽혀서 하루만에 다 읽었다.
어린 시절 솔직하지 못한 감정과 생각, 행동 묘사가 잘 되어 있고 실제로 있을 법한 아이들의 이야기라서 마음이 아팠다. 문체도 마음에 들었고 마지막까지 너무 완벽했던 이야기라 눈물 한바가지 쏟은 것 같다. 작가의 말 중에서 '율의 시선은 땅에서 하늘, 그리고 다시 사람의 눈으로 돌아온다.'라는 말을 듣고 다시 훑어봤는데 더 슬퍼서 하루 종일 이 소설에서 나오질 못했다.
아쉬웠던 점은 잔잔한 아이들의 성장 소설인 만큼 반전요소 없이 대충 뒷 내용이 예상이 간다 정도다. 그런데 예상이 되기 때문에 더 몰입했고 좋았던 것도 있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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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단순히 부르기 위해 있는 게 아니야. 기억하기 위해 있는 거지."
"너는 네 눈 앞에서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할 거야?"
"잘 모르겠는데."
"아마 껴안아 줄 것 같아."
이도해의 목소리는 나를 소스라치게 할 정도로 강한 힘을 품고 있었다. 올곧은 까만 눈동자를 보며 직감했다.
"떠나는 길이 조금아라도 따뜻해지도록 안아 줄 거야."
나는 아마 평생 그날을 후회할 것이라고.
어쩌면, 아주 어쩌면 말이지, 사람들은 모두 각자만의 세계를 가진 외계인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외계인이라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헐뜯고, 그리고 나를 이해해줄 사람을 찾아 평생을 헤매는 것이다.
"너만큼은 너 자신을 떠나지마."
"지구는 너무 힘든 곳이었어. 삭막하고, 거칠고, 모든 것이 의미 없었어. 내가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몰랐어."
"근데 이젠 알 것 같아. 별과 별 사이를 날아와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이도해의 몸이 점차 떠올랐다. 하늘 위로 두둥실, 구름처럼
"그건 너라는 의미를 만나기 위해서였던 거야."
"자식에게 부모는 세계야. 싫어도 애정을 갈구하게 되는 세계."
"삶은 고난의 연속이 아니라 극복의 연속이라고. 우리는 극복하며 살아가는 거야. 그 끝에 기다리고 있을 더 멋진 나를 위해. 그러니까 포기하면 안 돼. 포기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슬퍼하기 보다 나아가기를 선택했다.
그러니까 나는 북국성이 되기로 했다. 북극성을 길잡이 별. 비록 가장 밝고 큰 별은 아니어도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별이니까. 그럼 이도해도 언젠간 나를 찾을 수 있을 터였다.
타인의 눈은 늘 내게 심연이었다. 바라보면 깊은 구덩이 속으로 떨어져 다시는 올라오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심연을 들여다보았고, 끝내 깨닫게 되었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심연이었음을.
인간은 나약하다. 너무 쉽게 부서지고 무너진다.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고 자신을 숨기며 끊임없이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그렇게 부서지고 무너지면서 강해진다. 모순적이었다.
모순적이기에 인간은, 삶은 매력적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