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주할 기적은 무한하기에 감상완료 이하진
장르 : SF, 단편
발행일 : 2025.08.27
쪽 수 : 276p
추천 여부 : O
▄▀▄▀▄▀▄▀▄▀▄▀
리뷰
난 이하진 작가님이 진짜 좋은듯. 지금 이 말을 천선란, 구병모 작가님 책 읽을 때도 했던 것 같은데 이하진 작가님도 좋은 것 같아.
우주를 너무 좋아해서 그런가. 아주 조금 슬픈 일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우주는 아주 조그마한데 이하진 작가님이 말하는 우주는 정말 거대하고 넓어서 가끔 내가 알고 있는 식견을 넘어서의 이야기를 해서 어렵다. 이렇게 까지 우주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줄 알았으면 우주 과학 파트도 열심히 공부할 걸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런 물리, 우주와 별개로 수록 된 모든 단편이 주는 이야기와 전하고자하는 바가 정말 좋다. 멸망과 삶 속에서 기적을 이야기하는 건 정말 좋다. 그리고 이야기들이 굳건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서 올해 읽은 모든 단편 소설집 중에서 1등인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단편집을 더 읽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오래 1등으로 남을 것 같다.
나는 그런 작품 중에서도 해피 엔딩이 좋았어. 내가 닿을 수 없을 거라 생각되는 영역이었으니까. 딱히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나날이 버텨내는게 고작이었으니까.
<어떤 사람의 연속성>
시간은 삶의 증명이었다.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고, 대화하며, 감정을 나누고, 함께 일하고, 여가를 누리고, 여유를 느끼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계절이 바뀌고, 꽃이 바뀌고 지며, 세상과 사람이 이어지는 모든 순간은 시간과 함께였다.
<어떤 사람의 연속성>
너는 그저 내일만 같이 가자고, 같이 보자고 했어. 내일이 오면 또 내일. 또 다시 내일이 오면 다시 내일을. 하루에 한걸음씩 나아가면서 내일로 가자고 했어. 내일이 모이다 보면 언젠가 현재를 살게 될 거라고. 그토록 바라던 내일들은 어제와 같은 과거가 될 거라고.
<어떤 사람의 연속성>
당신의 죽음으로 얻은 결과에 기뻐할 수 없다고, 당신을 곁에 두었던 이들만큼 슬퍼할 수 없다고. 당신을 원망하거나 그리워하거나 그 어떤 감정조차 내게는 과분하니 차라리 예의만을 온전히 갖추겠다고.
<지오의 의지>
살아서 숨 쉴 수 있는 것들은 어디에나 있어. 그게 자연스럽고 당연하니까.
<발로發露>
모든 죽음의 흔적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발로發露>
우리의 죽음을 두고 왜 그들은 기뻐하는 걸까? 왜 우리는 슬퍼하는 걸까?
정녕 우리가 죄인이라면, 우리도 함께 신의 품에서 웃을 수 있지 않겠는가?
<발로發露>
눈 앞의 생명들이 무참히 꺾이는 순간에 조차, 우리는 항쟁하선 안되는가.
<발로發露>
어쩔 수 없잖아요.
우리 인간은 머리로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심장으로 끌어안도록 만들어진 존재인걸요.
<마지막 선물>
아무리 희미한 빛이라도 언젠가는 닿을 수 있겠죠.
우리 은하의 진량에 비하면 하잘것없는 이 작은 상자도, 지금 이곳에 도달할 수 있는 것처럼.
<마지막 선물>
그냥 살겠다는데, 사람답게 살겠다는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기에, 이렇게까지.
<저 외로운 궤도 위에서>
그러기에 이 우주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한 명쯤은 이 풍경을 기억해야 할 것 같았다.
<우리가 마주할 기적은 무한하기에>
우리의 삶은 유한할지언정 우주가 이어지는 한 기정은 무한할 것이라 말한다.
<우리가 마주할 기적은 무한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