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담 후기 김보영
장르 : SF
읽은 기간 : 2026.08.06
쪽 수 : 320P
추천 여부 :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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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로봇들은 인간들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다. 그렇다는 건 그들이 떠받드는 신은 인간이다. 하지만 사실 로봇에 비해 인간은 한 없이 약한 존재일 뿐이다. 소설의 첫 시작 부터 로봇들은 신을 존경하고 경애하는 것 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면 로봇이 생각하는 신은 사실 그저 나약한 존재일 뿐이라고 묘사 되는 부분을 보고 감탄했다.
먼 미래 모든 생물이 멸종하고 로봇만 남은 세계에서 우연히 유기체를 연구하게 되는 이야기가 참신하면서도 그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이야기가 놀랍다. 읽는 내내 '생명'에 대해 생각했다.
유기체와 무기체를 나누는 기준은 생명 현상이 없고 스스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명이란 뭘까. 이 소설의 로봇들은 무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있고 자기 의지대로 활동한다. 그렇다는 건 그들 또한 지구에 살아가는 로봇으로 생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게 내 입장이다. 과학적으로 세밀하게 따지면 그게 어떻게 생명체냐 할 수 있겠지만 작가의 말 중 『무기생명에 대한 내 개인적인 헌사며, 곧이곧대로 기계생명을 향한 찬가다. 사물에 깃든 생명에 바치는 경애다.』 라는 문장이 있으니까 나는 그들을 생명체로 생각하고 싶다.
인간도 로봇도 생과 종이 계속 순환하는 이상 오래 살아나가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의 종이며 노예라는 상상이 어째서 우리에게 행복을 주지? 왜 로봇은 본 적도 없는 창조주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바치고, 목숨을 바치고 싶어 하지?
신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육체적인 죽음이 아니라, 자신들이 존재했음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품은 생각이라면 숨기는 쪽이 비겁하죠. 부끄러울게 뭐 있습니까?"
로봇에게 자유의지가 존재하는가?
신께서 모든 것을 계획하셨고, 우리 마음의 한 점까지 지배할 수 있다면, 어쩔게 우리가 그분들을 거스를 수 있단 말인가?
'거스를 수 있도록 허락받지 않았다면?
너희에게 내 자아를 의탁하느니, 나사와 전선 단위로 분해되어 다시는 재생되지 못하는 편이 낫다.
"사랑하는 이를 이롭게 하는 것이 사랑이지, 이롭지 않은 사랑은 학대에 불과합니다."
권력을 가장 현명하게 쓰는 방법은 권력을 내려놓는 것이다.
파동 사이의 환상. 그럴지도 모르지. 존재나 실체라기에는 너무나 변화무쌍하고 허망한 것이니.
그리고 그때까지는, 나도, 내 이 종(種)도, 너희와 같은 생명으로서, 동등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자 한다. 그걸이 모든 생명을 가진 자의 권리이자 자격이므로.
마지막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