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후기 박상영
장르 : 드라마, 로맨스
발행일 : 2019.06.28
쪽 수 : 373p
추천 여부 :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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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한민국에서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건 뭘까. 일단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자도 좋고 남자도 좋은 바이라서 책을 읽는 내내 재미랑 별개로 생각이 참 많아지고 슬펐던 것 같다.
사람들이 소수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갖은 혐오 속에서도 굳건하게 나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거랑 별개로 정말 인간은 섹스를 왜 이렇게 좋아할까. 눈만 맞으면 하룻밤 잠. 키스도 하고 섹스도함. 약간 이게 신기해. 그렇게 까지 성욕이 있다고?
"상실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소중함도 있어."
그시절 우리는 서로를 통해 삶의 여러 이면들을 배웠다. 이를 태면 재희는 나를 통해서 게이로 산다는 건 때론 참으로 좆같다는 것을 배웠고, 나는 재희를 통해 여자로 사는 것도 만만찮게 거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대화는 언제나 하나의 철학적 질문으로 끝났다.
─ 우리 왜 이렇게 태어났냐.
─ 모르지 나도.
그를 보고 있으면 생각이 많아졌다. 그라는 사람이 궁금했고, 그보다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고, 그보다 그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내 감정을 휘저어 놓는지 알고 싶어졌다.
사랑은 정말 아름다운가. 내게 있어 사랑은 한 껏 달아 올라 제어 할 수 없이 사로 잡혔다가 비로소 대상에서 벗어 났을 때 가장 추악하게 변질되어 버리고야 마는 찰나의 상태에 불과했다.
단 한번이라도 내게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 때 내 마음을 짓밟은 것에 대해서. 나를 이런 형태로 낳아 놓고, 이런 방식으로 길러 놓고. 그런 나를 밀어내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에. 무지의 세계에 놔두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 제발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죽은 상태로 내 사랑이 되고, 추억의 대상이 되고, 꿈의 대상이 되며 결국 대상으로 남는다. 내 기억 속에 규호는 언제나 완결된 상태로 차갑게 얼어붙어 있다.
때떄로 그는 내게 있어 사랑과 동의어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내게 규호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규호의 실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사랑의 존재와 실체에 대해 증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말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금 주먹을 꽉 쥔 채 이 사소한 온기를 껴안을 수 밖에 없다.
내 삶을, 세상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밖 에 없다.
단지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 오롯이 나로서 이 삶을 살아내기 위해. -작가의 말-